엔지니어는 도구가 아니다

IT 시스템, 네트워크, 그리고 보안 엔지니어로 일하다 보면 종종 마주하게 되는 상황이 있습니다. 특히 영업팀과 협업할 때 엔지니어를 단순히 ‘일을 처리하는 도구’처럼 대하는 태도를 느끼게 되곤 합니다. “그냥 해주세요”, “이건 급하니까 빨리 끝내주세요”와 같은 말이 반복되면 화가 나기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런 태도가 엔지니어링의 본질을 흐린다는 점입니다.

기술 업무를 수행하는 엔지니어는 결코 ‘무엇이든 가능한 만능 기계’가 아닙니다. 엔지니어는 분석하고, 설계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전문가입니다. 하지만 실무에서 엔지니어링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성과만을 요구하는 영업 부서를 만나면, 일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팀워크까지 무너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엔지니어를 도구처럼 취급하지 않는 협업의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기술과 영업이 서로의 역할을 이해해야 합니다

영업은 고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반면, 엔지니어는 그 비즈니스가 기술적으로 구현되도록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입니다. 두 팀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가로서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문제 상황:

  • 영업팀이 고객과 약속을 먼저 하고 나서 “기술적으로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엔지니어에게 무리한 요구를 합니다.
  • 일정이나 리소스를 고려하지 않고 ‘빨리 해달라’며 압박합니다.
  • 기술적인 의견을 무시하고 영업적 성과만을 우선시합니다.

해결책:

  • 소통 채널을 구축하세요: 미팅이나 주간 회의를 통해 서로의 역할과 상황을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 기술적 한계를 명확히 설명하세요: 엔지니어로서 불가능하거나 리스크가 있는 부분은 명확히 설명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문서화하여 설득력을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일하는 도구’로 보는 태도의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영업팀이 엔지니어를 단순히 성과를 위한 도구로만 보는 순간, 기술팀의 사기는 급격히 떨어집니다. 엔지니어링은 단순한 작업이 아니라 복잡한 사고와 기술력이 필요한 과정입니다.

실무 사례:
어떤 프로젝트에서는 영업팀이 고객과 일정을 먼저 약속하고 기술팀에 통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시스템 이전이나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한 경우, 무리한 일정을 잡아 버리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엔지니어는 밤을 새워 일하거나, 제대로 테스트하지 못한 채 ‘일단 배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결국 이는 시스템 불안정과 고객 불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응 방안:

  • 일정 협의는 기술 리소스를 기준으로 수립해야 합니다.
  • 무리한 요청은 단호히 거절하되 대안을 제시하세요.
    • 예: “이 일정은 불가능하지만, 이렇게 진행하면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작은 차이가 큰 변화를 만듭니다

작은 존중이 팀 전체의 문화를 바꿀 수 있습니다. 엔지니어는 도구가 아니라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끄는 핵심 인재입니다.

예시:

  • “이거 해주세요” → “혹시 이 부분을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기술적인 판단이 필요합니다.”
  • “그냥 해” →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말씀해주시면 함께 해결 방안을 고민해 보겠습니다.”

이런 사소한 언어의 차이가 엔지니어의 태도와 팀의 협업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상호존중이 최고의 성과를 만듭니다

엔지니어는 도구가 아닙니다. 엔지니어는 문제를 분석하고, 최적의 솔루션을 제시하는 전문가입니다. 영업팀과 기술팀이 서로를 존중하고 각자의 영역을 인정할 때 프로젝트는 진정한 성공을 거둘 수 있습니다.

영업팀에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고객의 기대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기술팀의 의견을 무시하지 말아 주세요. 엔지니어들도 영업팀의 입장을 이해하며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좋은 협업이란 서로를 믿고, 각자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함께 일하는 모두가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나아갈 때, 그 과정은 더 즐겁고 결과는 더 훌륭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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