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대체되지 않는 Task

최근 몇 년간 AI의 확산은 비단 기술 업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기업들이 AI를 도입하고 활용하기까지의 과정이 마치 신입사원의 온보딩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도구를 학습하고, 이를 업무에 통합하며, 점차 조직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자리잡는 과정이 AI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이죠.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국내 개발자 고용 시장은 점차 축소되고 있습니다. AI는 단순한 코드 작성이나 반복적인 작업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업무가 자동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것이 AI로 대체될 수 있을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하지만 대체될 수 없는 Task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가로 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보안 업계의 실무 관점에서, AI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요구되는 핵심 요소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지식보다 지혜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여 패턴을 발견하는 데 뛰어납니다. 그러나 새롭고 비정형적인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입니다. 과거의 경험에서 교훈(Lesson Learned)을 얻고 이를 응용하는 능력은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중요한 역량이죠.

또한 현재 AI는 1. 반복적 업무 2. 지식기반 정보제공 3. 향후 예측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인간의 처리보다 훨씬 나은 성능을 보이지만, 여전히 의사결정을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AI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망설이는 법이 없습니다.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학습된 대로 결정을 이행하죠. “주관성의 결여” 그리고 “책임의 부재”는 AI가 의사결정을 대신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객관적인 지표를 기반으로 내린 결정이,인간 사회에 매번 적합하지 않은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는 그것에 대한 해답이 인간의 지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1. 인간 고유의 맥락 이해와 경험의 깊이

  • AI는 데이터에서 패턴을 학습하고 분석하지만, 인간의 경험과 문화, 사회적 맥락, 감정적 요소 등은 단순히 데이터를 통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 인간의 주관적 판단은 직관과 감정적 연관성을 포함하며, 이는 AI가 측정하거나 재현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사례

  • 예술과 창작: AI는 예술작품을 생성할 수 있지만, 인간이 특정 작품에 느끼는 감동, 맥락, 역사적 의미는 재현하기 어렵습니다.
  • 리더십: 위기 상황에서 리더의 판단은 데이터뿐 아니라 인간의 심리적 안정과 동기 부여 능력에도 기반합니다. AI는 이러한 ‘영향력’을 제공하기 어렵습니다.

2. 윤리적 판단과 도덕적 딜레마

  • 많은 의사결정은 객관적 데이터만으로 해결되지 않고, 사회적 가치나 윤리적 딜레마가 결합됩니다. AI는 윤리적 기준을 따를 수 있지만, 복잡한 가치 충돌 속에서 최선의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사례

  • 의료윤리: 생명을 구하기 위한 의료 결정에서 AI는 객관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지만, 환자나 가족의 감정과 종교적 신념을 고려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자동차 자율주행: AI가 교통사고 상황에서 누구를 보호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윤리적 딜레마(예: 트롤리 문제)는 단순히 데이터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3. 창의적 사고와 혁신

  • AI는 기존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지만, 데이터에 없는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나 발상(창의성)은 인간의 직관과 비선형적 사고에서 비롯됩니다.

사례

  • 발명과 혁신: 새로운 기술 개발이나 시장 개척은 과거 데이터가 아닌, 인간의 비전과 상상력에서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개발했을 당시, 그 가치는 기존 데이터를 통해 예측되지 않았습니다.

4. 인간관계와 공감

  • AI는 데이터를 통해 사람의 감정 상태를 분석할 수 있지만, 인간 간의 신뢰와 공감은 단순한 데이터 이상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형성됩니다.

사례

  • 협상과 외교: AI는 최적의 협상 전략을 제안할 수 있지만, 상대방의 미묘한 감정 변화나 숨겨진 의도를 이해하고 신뢰를 형성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AI가 객관적 데이터와 정확성 면에서 인간을 능가할 수는 있지만, 인간의 직관, 윤리적 판단, 창의성, 공감 능력은 데이터로 환원되지 않는 독특한 영역을 포함합니다.
이로 인해 AI는 인간의 의사결정을 보완하거나 도울 수는 있지만, 항상 이를 대체하거나 능가하지는 못합니다.

보안 환경에서는 AI가 탐지하지 못한 위협을 발견하거나, 기존 데이터에서 벗어난 공격 유형을 분석하는 일이 빈번합니다. 예를 들어, 제로데이 공격처럼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취약점을 악용한 공격은 AI가 기존 데이터로 학습한 패턴만으로는 탐지하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 과거의 유사한 사례를 분석하고, 빠르게 대응 방안을 설계하는 것은 인간 전문가의 경험과 판단력에 달려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히 기술적 지식을 넘어선 논리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요구합니다. 데이터를 넘어서는 통찰력, 그리고 예측과 전략을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AI 시대에서 대체되지 않는 역량입니다.


Hard Skill < Soft Skill

과거의 보안은 사후처리 느낌이 강했지만, 요즘은 개발 라이프사이클의 기획, 설계, 구현, 운영 각 공정마다 결합되어 초기 단계에서부터 고려되는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운영 전략 또한 DevOps에서 DevSecOps로의 진화하고 있으며, 연속적인 보안 모니터링과, 공격 표면 분석, 자동화 침해대응과 복구 절차 등이 매우 중요한 프로세스로 분류되기 시작했죠.

이러한 변화는 보안 팀이 여러 실무진들과 소통하고, 협업하며 업무를 수행하도록 이끌었습니다. 실무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합리적인 보안 대책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한 역량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죠. AI가 뛰어난 연산력과 분석력을 제공한다고 해도, 인간 간의 의사소통과 협업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여러 이해관계자 간의 조율과 설득이 중요한 상황에서는 소프트 스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됩니다.

1. 경영진과의 소통

  • 단순히 보안 솔루션의 기술적 기능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비즈니스적 가치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보안 도구가 “어떤 ROI(Return On Investment,투자 대비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례

  • IT 투자 분석 : IT 투자 프로젝트는 그 복잡성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 효과를 정량화하기 매우 어렵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투자 단계 별 투자지표, 이용지표, 품질지표, 효과지표 등의 지표를 복합적(정성적/정량적)으로 분석하여 투자의 ROI를 결정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각 지표에는 객관적인 데이터 외에 사용자의 주관적 평가와, 다양한 환경적 요소들이 포함되므로 각 이해관계자들의 충분한 검토와 협의를 통해 산출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협업 중심의 문제 해결

  • 네트워크,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담당자 간의 긴밀한 협업이 보안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효과적으로 협력하며 AI가 생성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도 전문가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사례

  • 파일럿 프로젝트 : AX를 통한 AI 기반 자동화 보안, 제로트러스트 보안 아키텍처 등 혁신을 조직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실무진들의 참여를 통해, 실무에 잘 녹아들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프로젝트에 실무진이 배제된다면, 이후 운영 단계에서 추가적인 고도화와 개선 요구사항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AI는 데이터를 정리하고 제공할 수 있지만, 이를 조직의 목표와 맞게 해석하고 실행으로 옮기는 데 필요한 브릿지 역할은 여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AI와 공존하며 전문가로 성장하기

2024년 10월 31일자 글로벌이코노믹 기사에서는 AI 활용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더 많은 혜택을 누리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도태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AI는 답을 제공하지만, 질문은 인간의 몫이다. 풍부한 배경지식과 창의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좋은 질문을 하는 것이 AI 시대 생존의 핵심”이라고 밝혀 한국 사회에 피할 수 없는 변화를 예고하였습니다.

또한 AI를 도구로 활용하여 더 큰 효율과 가치를 창출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측면을 강조하면서, 단순히 경쟁 대상이 아닌 증폭기로 분류 하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AI 시대에 AI를 증폭기로 활용하기 위해, 1. 지식을 넘어서는 지혜 2. 소프트 스킬을 통한 협력 등을 갖춰나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I가 변화의 중심에 있는 만큼, 변화의 파도를 타는 서퍼처럼 기술을 수용하고, 인간만이 제공할 수 있는 독창성과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AI 시대에서도 인간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며, 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 생존의 열쇠입니다. AI에 대체되지 않는 사람으로 살아남는 것. 앞으로 우리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대비해야할 불편한 주제가 아닐까요?

참고 :
글로벌이코노믹스 “AI 시대에는 ‘질문하는 인간’만 살아남는다”- https://www.g-enews.com/article/Global-Biz/2024/10/202410311349413203fbbec65dfb_1?utm_source=chatgp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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