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로서 일하다 보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특히 초반에는 “제가 분명히 말씀드렸는데요?”라고 자신 있게 말하지만, 고객이 “그런 얘기는 들은 적 없다”라고 부정하는 순간, 당황스럽고 답답한 상황에 빠지게 되죠.
저도 엔지니어 업무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비슷한 사건을 겪었습니다. 그때의 경험을 통해 업무 처리 시 내역 관리와 문서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깨달았고, 이후로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고객의 “들은 적 없다”는 한 마디
어느 날, 네트워크 장비 교체 작업과 관련해 고객사 담당자와 협의 후 일정을 잡고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고객과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교체 일정: 금요일 밤 10시부터 작업 시작
- 서비스 중단 예상 시간: 약 2시간
- 작업 완료 후 고객 담당자에게 확인 요청
저는 고객사 담당자와 통화로 이 내용을 협의하고 구두로 모든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분명히 고객과 내용을 확정했다고 생각했고, 금요일 밤에 교체 작업을 진행했죠. 그런데 작업 후 월요일 아침, 고객사에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주말에 네트워크가 끊겨서 업무가 마비됐어요. 왜 미리 말하지 않았나요?”
저는 깜짝 놀라 “금요일에 말씀드렸지 않습니까?”라고 했지만, 고객은 단호하게 “들은 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문제는 이 상황을 뒷받침할 증거가 제게 없었다는 것입니다.
문서화의 부재: 문제를 키우다
이 사건은 크게 두 가지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 구두 협의의 위험성:
- 구두로 전달된 내용은 기록이 남지 않아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 내역 관리의 미흡함:
- 협의된 일정이나 내용이 문서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고객이 부정할 경우 대응할 근거가 없었습니다.
결국, 이 문제로 고객사와의 신뢰가 흔들렸고, 팀 내에서도 “문서로 남겨야 했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제 자신도 굉장히 뼈아픈 교훈을 얻었죠.
업무 처리 시 문서화의 중요성
이 경험 이후, 저는 업무 내역 관리와 문서화의 중요성을 철저히 깨달았습니다. 특히 엔지니어는 기술적 업무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협의 내용도 명확하게 기록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 모든 협의 내용을 기록하자
- 고객과 전화나 미팅을 통해 협의한 내용은 반드시 이메일 또는 문서로 정리해 전달합니다.
- 예를 들어:
- 이렇게 기록으로 남기면 고객이 나중에 부정하더라도 근거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 회의록 및 작업 보고서 작성
- 중요한 미팅이나 협의 후에는 회의록을 작성해 공유합니다.
- 작업이 완료된 후에도 작업 보고서를 만들어 고객과 공유하면, 투명하게 업무 진행 상황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 커뮤니케이션 도구 활용
- 이메일뿐만 아니라 협업 툴(예: Slack, Teams)이나 프로젝트 관리 도구를 활용하면 업무 기록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기록은 나를 지키는 최고의 방패다
그날의 경험은 지금까지도 제 업무 태도를 바꿔놓은 소중한 교훈입니다. 엔지니어는 기술적 역량만큼이나 업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작은 협의라도 문서화하지 않으면 나중에 불필요한 오해와 신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죠.
이제 저는 항상 다음과 같은 원칙을 지킵니다.
- 모든 협의는 기록으로 남긴다.
- 중요한 내용은 고객에게 확인을 요청한다.
- 작업 내역과 결과는 문서화해 공유한다.
기록은 나 자신과 팀, 그리고 고객과의 신뢰를 지키는 최고의 방패이자 증거입니다. 초보 엔지니어 시절 겪었던 이 경험이, 앞으로 더 나은 엔지니어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믿습니다.
“말은 바람처럼 사라지지만, 문서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이 말을 항상 가슴에 새기며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이런 실수를 겪기 전에 꼭 기록과 문서화를 습관화하시길 바랍니다!